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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컴탄 아키타 > 허영만화백의 아키타 음식 기행 (4)

허영만화백의 아키타 음식 기행-세 번째 이야기, 치유 온천과 산채 l 허영만화백의 아키타 음식 기행

2009-11-10 17:10:10

이 기사는 중앙 SUNDAY MAGAZINE의 7월 12일 기사입니다.
기사게재를 허락해 주신 중앙 SUNDAY MAGAZINE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온천 뒤 향긋한 산나물, 밥상이야 약상이야

일본 가다 - 아키타 세 번째 이야기, 치유 온천과 산채

이호준 ‘식객’ 취재팀장, 만화 허영만 | 제122호 | 20090712 입력   
 
산채(山菜)는 말 그대로 산에서 자라는 채소, 즉 산나물이다. 산채의 핵심은 자연의 힘이 길러낸 싱그러운 생명력에 있다. 따라서 자연조건이 좋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깊고 높은 산이다. 건강한 숲이 있고 맑은 물이 흘러야 한다. 여기에 사계절, 특히 겨울이 확실하게 존재해야 한다. 춥고 눈이 많은 겨울 내내 땅속에서 봄을 대비하며 에너지를 응축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져야 한다. 하여 산채 하면 봄 산채를 으뜸으로 쳐주는 것이다. 산채로 유명한 우리나라 지역들 역시 이 조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산채는 일본어로 산사이(さんさい)라고 하는데, 일본의 전통 상차림의 하나인 일즙삼채(一汁三菜)의 삼채와 혼동하면 안 된다. 삼채 역시 산사이로 발음되기 때문이다.


불임 부부들이 먹는 후케노유 산채정식
아키타 산채요리의 진수를 맛보기 위해서는 치유 온천을 찾아야 한다. 치유 온천이란 치료를 목적으로 찾는 온천을 뜻한다.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한·일 양국 산채요리의 차이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다소 의외지만 산채는 누구나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 내에선 귀한 대접을 받는 식재료다. 산채의 종류나 생산량에서 비교가 불가한 탓도 있지만 일본 사찰요리 격인 ‘쇼진요리(精進料理)’에 기원을 두고 있어 사람들에게 특별한 요리로 인식되고 있다.


 
요리 방법을 보면 일본의 경우 데침, 튀김, 절임, 조림 등의 형태가 전부여서 다양한 방법으로 산채를 식용하는 우리나라와 비교한다면 다소 단조로운 감이 없지 않다. 풍부하고 다채로운 산채와 채소 요리에 놀랐다는 한국 내 일본 주재원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위의 차이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한마디로 산채는 한국에서 대중적인 음식이지만 일본에서는 특별히 찾아서 먹어야 하는 음식인 것이다.

반면 산채를 바라보는 두 나라의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약성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일본 내에서 이 약성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곳이 바로 치유 온천이다. 불임 부부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유명한 아키타의 후케노유(ふけの湯) 온천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매일 다른 종류의 산채요리를 손님들에게 선보여 치료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도쿄에서 아키타로 시집을 와 46년간 후케노유 온천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아베 교코(阿部恭子)의 요리 설명 역시 대부분 각 산채의 약성에 할애했다.

이날 일행이 맛본 산채정식의 경우 (아홉 가지 반찬 중) 다섯 가지 산채를 내왔다. 일단 ‘말린 청어와 다케노코(죽순, たけのこ)조림’의 경우 장내 독소를 체외로 배출하고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한다는 죽순의 약성을 강조한다. 여기에 ‘후키(머위, ふき)조림’은 이뇨, 강장, 변비 치료와 동맥경화 예방에 효과가 좋고 ‘고고미(청나래고사리, こごみ)참깨무침’은 혈액 정화작용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며 비타민C와 칼슘이 풍부한 ‘아이코(あいこ, 해당 한국어가 없다)조림’은 소화 촉진작용을 돕는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즈열매(해당 한국어가 없다), 와사비(고추냉이, わさび), 후키노토(머위꽃줄기, みずの)로 만든 3종 절임 역시 피부 미용이나 해열 등의 효과가 독보적이라고 한다.

약성이 강조되면 자칫 맛이 소홀해질 수 있지만 일본 TV에 출연했던 요리의 달인들도 대결을 포기할 정도의 안주인 손맛이니 염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 전국에서 음이온이 가장 강하게 방출되는 온천에 몸을 담그고 신선한 산채정식을 먹으니 몸과 마음의 피로가 단번에 날아가는 듯하다. 단, 우리 밥상처럼 푸짐하게 차려지는 것은 기대하지 말 일이다.

풍요로운 산채의 땅 아키타
시라카미산지(白神山地), 초카이산(鳥海山) 등으로 둘러싸인 아키타는 일본 내에서도 다양하고 풍부한 산채 생산지로 손꼽힌다. 빼어난 쌀 맛 덕분에 일찍이 요리 솜씨가 발달하여 각종 산채 요리를 즐겼던 것이다. 여기에 희귀한 산채를 접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해서 앞서 말한 미즈열매는 도쿄 사람들도 잘 모를 정도로 독특한 맛을 자랑한다.

이외에도 아키타에서 맛볼 수 있는 산채로는 히롯코(달래어린싹, ひろっこ), 타라노메(두릅, タラの芽), 와라비(고사리, ワラビ), 야마와사비(산고추냉이, 山わさび), 야마이모(산마, 山芋), 젠마이(고비나물, ゼンマイ) 등이 있다.

각각의 산채요리를 맞보기 위해서는 후케노유 이외에 츠루노유(鶴の湯)와 다마가와(玉川) 온천을 찾아도 좋다. 츠루노유는 에도시대 풍의 온천탕으로 비탕(산속 깊은 곳에 위치한, 사람들이 쉽게 찾아가기 어려운 비밀의 온천탕) 중에서도 굴지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만성부인병, 만성피부염, 고혈압, 당뇨병 치유에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츠로노유 온천의 대표 메뉴는 산마로 만든 ‘야마이모나베’와 ‘산채덮밥’을 들 수 있다. 다마가와 온천은 일본 제일의 용출량을 자랑하는 강산성 온천으로 암환자들이 자주 찾는 성지와 같은 곳이다. 장기 방문자가 많고 스스로 취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다른 두 곳에 비해 요리 관련 명성도는 떨어지지만 수준급의 산채요리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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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화백의 아키타 음식 기행 - 두 번째 이야기, 이나니와 우동 l 허영만화백의 아키타 음식 기행

2009-11-09 15:04:56

이 기사는 중앙 SUNDAY MAGAZINE의 5월 30일 기사입니다.
기사게재를 허락해 주신 중앙 SUNDAY MAGAZINE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면발 300년, 그 부드러운 쫄깃함

일본 가다 - 아키타 두 번째 이야기, 이나니와 우동

이호준 만화 ‘식객’ 취재팀장 만화 허영만 | 제115호 | 20090530 입력 


<엿가락 늘이듯 반죽을 늘여 고마키를 만들고 있다 >

일본 우동 맛의 특징은 면의 쫄깃함으로 귀결된다. 아무리 국물 맛이 뛰어나더라도 면이 금세 풀어진다면 우동으로 인정받기 힘들 정도다. 면의 탄력에 대한 일본 사람의 집착은 그만큼 집요하다.

보다 강한 힘을 사용하기 위해 반죽을 발로 밟는 방법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간수와 같은 다양한 첨가제의 사용, 숙성 시간 등의 세밀한 공정들을 보노라면 글루텐(밀가루에 탄성을 부여하는 성분)의 능력을 한계까지 몰고 가는 느낌마저 받는다. 이는 우리나라의 쫄면처럼 끊기 힘든 탄력이 아니다. 
  
일본 우동의 핵심인 부드러운 쫄깃
함을 완성하기 위한 노력과 정성인 것이다. 결국 면에 죽고 면에 사는 것이 일본 우동이라는 것이다. 그 정점에 바로 아키타(秋田)현의 이나니와(稻庭)우동이 있다. 일반적인 우동과 달리 얇고 넓적한 형태를 띠고 있는 이나니와 우동. 한 젓가락 힘차게 빨아 올리면 일본 우동의 대명사 사누키(讚岐) 우동조차 잠시 잊어버릴 정도의 감동이 밀려온다. 
                                             
                                                  <요즘 일본 여관에 서는 이전과 달리마루에 인공 장판을
                                                    까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

일본 3대 우동 반열에
이나니와 우동을 거론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사다케(佐竹)가문이다. 1665년 당시 아키타 영주였던 사타케공을 위해 이나니와 지역에서 우동을 만들었던 것이 이 명물 우동의 시작이다. 사타케 가문의 우동은 이후 쇼군(막부의 우두머리)이나 다른 지방 영주들에게까지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메이지 시대에 들어와서는 결국 궁내성(현재의 조달청)에 진상하며 ‘환상의 우동’이란 평을 듣게 된다.

쫄깃함과 매끄러운 식감으로 귀족과 왕가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비결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수제 공정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60년 이래 7대째 한자리에서 가업을 잇고 있는 ‘사토 요스케(佐藤養助)’를 찾아 그 공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제작 공정은 3일이 소요된다. 요약하자면 먼저 엿가락 뽑듯 두툼하게 늘린 반죽을 돌돌 말아 한 덩어리(고마키·こまき)를 만들어 하룻밤 숙성시킨다. 숙성이 끝난 고마키를 두 개의 막대기에 가로로 교차시키면서 서서히 탄력을 붙여 가며 모양을 잡는다. 이때도 1시간 정도 숙성시키고 다시 세로로 소면을 뽑듯 길게 늘린다.

이미 탄력이 생긴 반죽은 거침없이 늘어나지만 쫄깃함을 만드는 결정적 순간이어서 고도의 감각과 숙련된 경험이 필요하기도 하다. 이렇게 모양이 잡히면 하루 동안 건조하고 절단과 포장으로 작업을 마무리한다. 언뜻 간단해 보이지만 수작업으로 늘려 뽑은 면의 굵기와 모양이 일정해 혀를 내두를 정도다. 탐스러운 여성의 머릿결처럼 곱디고운 이나니와 우동은 삶아 소바처럼 쓰유(つゆ)에 적셔 먹거나 온면으로도 먹는다.

쫄깃함은 물론이고 부드럽고 매끄럽게 넘어가는 목 넘김은 단연 최고봉이라 할 만하다. 정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우동이 존재하는 일본에서도 사누키·기시멘(기시멘 대신 미즈사와 우동을 꼽기도 한다) 우동과 더불어 삼대 우동으로 꼽히기에 합당한 맛이다.

‘후루룩’ 소리는 칭찬의 의미
단순해 보이는 국수 한 그릇에도 한·일 양국의 문화 차이를 엿볼 수 있다. 첫째 국물 즉, 육수의 재료다. 한국의 경우-냉면류는 제외하고-대부분 멸치나 디포리(밴댕이)·황태 같은 건어물 또는 조개류에 양파·대파 같은 채소를 가미한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가쓰오부시(かつおぶし)를 중심으로 건해삼·건표고·다시마 등이 들어가며 여기에 간장으로 맛을 잡는다. 한국은 짭짤한 맛이 강하지만 일본은 달착지근한 맛이 기본이다.

둘째 차이는 건더기 문화와 국물 문화다. 일본은 국물보다 면과 같은 건더기를 더욱 중요시한다. 인터뷰를 하다 보면 그 차이를 확연히 알 수 있다. 국물 재료는 시시콜콜한 내용까지 밝히지만 제면의 비법은 물론이고 절차까지도 조심에 조심을 거듭한다. 반대로 한국의 경우 면 못지않게 국물 맛도 좋아야 국수 대접을 받는다.

셋째, 수저의 역할이다. 일본에서 우동이나 라멘을 먹을 때 수저는 거의 보조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무거운 면발을 받치는 것이 주용도로 타원형의 중국식 수저는 국물을 떠먹기에 다소 불편한 감이 없지 않다. 대개의 일본인은 그릇을 들고 국물을 마신다.

넷째, 반찬 문화를 들 수 있다. 국수 한 그릇에 김치나 단무지가 무제한 공급되는 한국의 풍경은 일본에서는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국수 위에 얹어 나오는 잘게 썬 채소와 절임류가 그나마 반찬의 역할을 대신한다. 반찬 문화에 익숙한 한국 사람에게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닌데 실제로 처음에는 일본 면에 흠뻑 빠지다가도 달착지근하거나 느끼한 맛에 질려 젓가락을 놓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마지막으로 ‘후루룩’ 소리다. 한국에서는 식사 때 ‘쩝쩝’ 소리를 내거나 국수를 먹을 때 ‘후루룩’ 소리를 내면 예의에 어긋나는 일로 호된 꾸중을 듣기 십상이지만 일본에서 이 ‘후루룩’ 소리는 ‘당신이 만든 국수가 참 맛있다’는 의미로 통한다. 한국에서처럼 조용히 국수를 먹는다면 일본에서는 예의에 어긋나는 일이다. 일본에서만큼은 국수 한 그릇을 비울 때 마음껏 ‘후루룩’ 소리를 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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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화백의 아키타 음식 기행 - 첫 번째 이야기, 아키타 나베와 하나미 l 허영만화백의 아키타 음식 기행

2009-11-06 16:19:19


이 기사는 중앙 SUNDAY MAGAZINE의 4월 26일 기사입니다.
기사게재를 허락해 주신 중앙 SUNDAY MAGAZINE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기리탄포에 밴 봄나물의 싱그러움, 꽃보다 나베

일본 가다 - 첫 번째 이야기, 아키타 나베와 하나미

허영만 (만화가) | 제111호 | 20090426 입력

한국 음식의 자긍심을 높여 준 만화 『식객』의 작가 허영만 선생이 일본 음식 기행을 떠납니다. 일본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일본 음식 문화를 우리 눈높이에서 분석해 보기 위한 발걸음입니다. 일본자치체국제화협회 클레어(Clair)와 한진관광의 후원으로 2년 동안 총 12번에 걸쳐 일본 각지를 방문해 현지에서 다양한 요리와 온천 문화, 자연을 느끼고 그 경험을 중앙SUNDAY 독자들과 나눌 예정입니다.   
 
일본 기행의 첫 번째 도시는 바로 아키타. 아키타를 한자어로 하면 추전(秋田)인데 가을논이 지역명일 정도로 쌀이 유명한 고장으로 통한다. 우리나라에서 한때 기름진 쌀밥의 대명사로 통하던 추청 품종을 ‘아키바리’라고 했는데 아마도 일본의 벼 품종을 개량해 국내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아키타를 응용하여 붙인 이름이 아닐까 추측된다. 그러나 아키타 사람들도 처음 들어 보는 말이고 국내 정보도 시원치 않아 ‘아키바리’ 결론은 잠시 접어 둔다. 한 가지 명확한 사실은 우리나라 이천과 마찬가지로 아키타 역시 명품 쌀 생산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좋은 물은 기본이고 풍부한 일조량과 높은 일교차는 옹골지지만 차지고 기름진 쌀의 재배를 가능케 하며 긴 겨울 동안 휴식을 취해 땅의 힘이 좋은 것도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다. 지역 공무원들은 프랑스 공무원들이 와인을 선물하듯 특별한 손님들에게 작게 포장된 ‘아키타고마치(지역 브랜드)’를 선물할 정도로 쌀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일본 3대 토종닭으로 우려낸 육수
아키타에 가면 반드시 먹어야 하는 쌀 요리가 바로 기리탄포다. 기리탄포는 쌀로 밥을 지어 으깬 후 반죽으로 길게 모양을 잡아 아키타 삼나무에 꽂아 구운 음식을 말한다. 여기에 미소를 발라 구워 먹기도 하고 나베(전골) 요리로 즐기기도 하는데 재료와 모양을 보면 언뜻 가래떡이 연상되지만 맛과 질감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기리탄포 나베는 원래 아키타현 가즈노 지역에서 유래하였는데 가을 햅쌀 수확을 끝낸 후 삼삼오오 화로 앞에 몰려 앉아 먹던 계절음식이지만 현재는 아키타를 대표하는 요리로 사시사철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 기리탄포 나베 요리 방법은 다음과 같다.


‘사쓰마지도리’ ‘나고야코친’과 더불어 일본 3대 토종닭으로 통하는 ‘히나이지도리’로(일본은 3대 우동, 3대 명천, 3대 온천 등 3대라는 말을 유난히 좋아한다) 우려낸 육수에 우엉과 버섯·미나리·파 등 각종 야채와 함께 닭고기와 내장, 그리고 기리탄포를 넣고 한데 끓여 먹는 것이다. 토종닭의 깊은 육수 맛과 함께 제철 나물의 싱그러움이 푹 배어든 기리탄포는 주변의 만개한 사쿠라도 잠시 잊을 정도의 기품 있고 절제된 맛을 선사한다. 아키타 쌀의 풍요로움으로 예부터 아키타 사람들은 정이 많고 느긋한 성격으로 유명한데 기리탄포 나베는 양도 넉넉한 것이 포만감 역시 만족스럽다.




아키타 시내에 기리탄포 나베 전문점이 즐비하지만 센슈공원 내 위치한 고운대(香雲亭·81-18-832-2393)를 추천할 만하다. 팔십의 고령에도 손님 접대에 소홀함이 없는 나카무라 도미코(中村富子) 할머니의 정성스러운 서비스와 함께 130년 전통의 고풍스러운 일본식 적상가옥 안에서 시간을 지내다 보면 마치 한겨울 삼삼오오 몰려 앉아 기리탄포 나베를 먹는 아키타 겨울의 한 장면이 연상된다.


700도로 구운 돌 넣은 나베도
우리의 전골 요리는 처음부터 재료를 한데 넣어 끓이지만 일본의 나베 요리는 차례차례 재료를 넣고 개인 그릇에 조금씩 덜어 먹는다. 우리의 전골 요리가 아주 손쉽게 접하는 대중적인 음식이라면 나베 요리는 풍부한 재료 선택과 손이 많이 가는 요리라는 인식 때문에 일본에서도 아주 특별한 음식으로 통한다. 아키타의 경우 겨울에도 다양한 식재료 공급이 가능하여 나베 요리가 발전한 대표적인 지역이라고 한다.


기리탄포 이외에도 다양한 나베 요리를 접할 수 있는데 이시야키 나베와 슌사이 나베, 그리고 야마노이모 나베가 대표적이다. 이시야키 나베는 구운돌구이 전골 정도로 해석이 가능한데 예전 오가 지역의 어부들이 고기를 잡고 돌아온 후 주변 화산에서 달궈진 돌로 나베를 끓여 먹는 데서 유래한 것으로 현재도 아키나삼나무 통에 메바루(볼락) 등의 생선과 야채, 그리고 두부를 넣고 700도로 달군 돌을 넣어 익혀 먹고 있다.


이 이시야키 나베 요리 맛의 핵심은 아키타 청주로 반죽한 미소에 있으며 이 미소를 풀고 마지막으로 구운 돌 하나를 더 넣는 것이 맛의 비결이라 한다. 미소의 작은 알갱이를 태워 구수한 맛을 돋우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가장 독특한 형태로 통하는 이시야키 나베는 아키타 현 내 오직 9군데에서 그 맛을 볼 수 있다. 슌사이 나베는 아키타의 특산물로 다른 지방에서는 귀하디귀한 대접을 받는 순채를 듬뿍 넣는 것이 특징인데 선루랄오가타 호텔에서는 지역 돼지고기 모모부타와 함께 끓여 먹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야마노이모 나베는 산마를 갈아 경단으로 만들어 미소 육수에 끓여 먹는 요리다. 뉴토온천향의 쓰르노유에서 병의 치유를 위해 장기 투숙 손님들에게 적극 권유하는 건강식이라고도 한다. 나베 요리 관련 문의는 아키타현청 관광과(81-18-860-2264·한국어 가능)나 아키타현 홈페이지(
http://www.akita.or.kr)를 통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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